오늘은 돈 공부를 시작한 뒤 이상하게 더 불안해졌던 경험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알면 마음이 편해질 줄 알았지만, 실제로는 왜 불안이 더 커졌는지 차분히 돌아보려 합니다.

돈을 모르는 불안에서 뒤처질까 봐 두려운 불안으로 바뀌었습니다
돈 공부를 하기 전에도 불안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다만 그때의 불안은 막연한 종류였습니다. 내가 잘하고 있는지 아닌지조차 명확하지 않았고 그래서 어느 정도는 체념에 가까운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돈 공부를 시작하면서 불안의 성격이 달라졌습니다. 이제는 무엇을 모르는지가 보이기 시작했고 동시에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도 구체적으로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그냥 월급을 받고 쓰고 남으면 저축하는 삶이었다면 지금은 비교의 기준이 생겼습니다. 누구는 이미 투자로 얼마를 벌었다는 이야기 누구는 몇 년 전 이 선택을 해서 지금은 여유롭다는 이야기가 끊임없이 들려옵니다. 공부를 할수록 세상에는 이미 앞서간 사람이 너무 많다는 사실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리고 그 사실은 나를 안심시키기보다는 계속 재촉합니다.
이제 불안은 모른다는 데서 오는 불안이 아니라 뒤처질까 봐 생기는 불안이 됩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손해일 것 같고 가만히 있으면 기회를 놓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따라붙습니다. 예전에는 몰라서 불안했다면 지금은 알아서 더 불안해진 상태라고 느껴집니다. 정보는 늘었지만 마음이 편해지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선택하지 않는 모든 순간이 손실처럼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돈 공부는 선택지를 늘리지만 결정할 용기를 주지는 않습니다
돈 공부를 하면 판단이 쉬워질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어느 쪽이 더 나은 선택인지 알게 되면 자연스럽게 길이 보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습니다. 공부를 할수록 선택지는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끝없이 늘어났습니다. 투자 방법도 자산 종류도 너무 많고 각각의 장단점은 서로 충돌합니다.
어떤 선택도 완벽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결정은 더 어려워졌습니다. 안정성을 택하면 수익이 아쉽고 수익을 노리면 위험이 커 보입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괜찮다는 말과 지금 당장 불안하다는 마음이 계속 충돌합니다. 결국 공부는 판단을 대신해주지 않습니다. 선택은 여전히 개인의 몫으로 남아 있고 그 책임 역시 고스란히 떠안아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불안은 더 커집니다. 잘못된 선택을 했을 때 그것이 무지 때문이 아니라는 사실이 더 부담스럽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몰라서 실패했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알고도 선택한 결과라는 생각이 따라붙습니다. 그래서 결정을 미루게 되고 미루는 시간 동안 불안은 더 커집니다. 돈 공부는 선택의 폭을 넓혀주었지만 선택에 대한 확신까지 주지는 않았습니다.
돈 공부는 삶을 위한 수단이지만 어느 순간 삶의 중심이 됩니다
처음 돈 공부를 시작할 때의 목적은 분명했습니다. 조금 더 안정적으로 살고 싶었고 미래에 대한 걱정을 줄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돈 공부 자체가 삶의 중심에 자리 잡기 시작했습니다. 하루의 기분이 자산의 등락이나 뉴스 한 줄에 영향을 받게 되고 계획이 계속 수정됩니다.
돈은 수단이었는데 점점 목표처럼 느껴집니다. 얼마를 모아야 하는지 언제까지 어느 정도를 이루어야 하는지 기준이 계속 생겨납니다. 기준이 생기면 비교도 생기고 비교가 생기면 불안은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습니다. 지금의 삶보다 미래의 숫자가 더 중요해진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이때의 불안은 단순히 돈에 대한 불안이 아닙니다. 제대로 살고 있는지에 대한 불안입니다. 남들보다 늦은 것은 아닌지 지금 이 선택이 인생 전체를 망치지는 않을지 하는 질문들이 계속 마음을 흔듭니다. 돈 공부는 삶을 정리하기 위한 도구였지만 어느 순간 삶을 평가하는 기준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래서 공부를 할수록 마음이 편해지기보다는 더 조급해진 것입니다.
돈 공부를 시작한 뒤 불안해진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알게 된다는 것은 책임이 늘어나는 일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불안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이 불안이 어디에서 왔는지를 이해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돈 공부가 삶을 지키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삶을 압박하는 것이 되었는지를 가끔은 점검해볼 필요가 있습니다.